[단편] 비 맞는 민들레 같이, 작가 : シャンク=サフィラ

원제(原題) : 雨に打たれるタンポポのように
작가(作者) : シャンク=サフィラ(생크=사피라)
작가 웹사이트(作者のウェブサイト) : http://plaza.rakuten.co.jp/orikyarakyoku/
원작 링크(原作 リンク) : http://ncode.syosetu.com/n6054c/

번역(翻訳) : Yi J-p

개요(粗筋): 비, 바람에 맞으면서도 꾿꾿히 피어난 민들레와 같이 굳세게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의 남자 아이의 이야기.
쟝르(ジャンル): 학교



비 맞는 민들레와 같이



오후가 나지막하게 지날 즈음. 나는 비 내리는 제방 위를 걷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본다면 뭘 하고 있을까 싶을 것이다.

스쳐가는 행인의 시선을 모른 척하며 계속 걷는다.

고개를 숙인 채 걷다보니, 문뜩 발 앞으로 한 줄기 민들레가 피어나 있는 것에 눈이 갔다.

민들레는 비에 맞고 바람에 흔들려 당장이라도 꺾일 듯한 모습이었다.

“굳세구나. 비에도 지지 않고.”

새삼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낀다.

자신의 모습을 그에 비해 생각하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예전부터 주변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괴로운 일이 있을 때에는 모든 것을 제쳐두고 도망치는 삶의 연속을 걸어왔다.

그러한 행동은 괴롭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부모에게 상담해보아도 갚아주라고 할 뿐, 구해주지 못하는 것이었다.

오늘도 얻어맞았을 때 생긴 상처 난 왼뺨을 가리곤 걷는다.

시험도 친구 관계도…… 모든 것이 끔찍했다.

결국 집에서의 생활마저도 견딜 수 없어져 뛰쳐나오게 되었다.

우산도 쓰지 않고 온 몸을 적신 채 걷는다.

때때로 느껴지는 행인들의 차가운 시선은 지금까지 받아온 차디 찬 취급에 비하면 미적지근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일들을 생각하면 이 비는 내게 다정한 편이다.

그래서 이대로 괜찮다.


한동안 민들레를 바라보곤 다시 걷기 시작했다.

전방을 보니 다리를 지나는 급행 전철이 보였다.

그것과 나란하게 열을 맞춘 듯 일반 전철도 다리를 지난다.

전철을 바라보자니 한 순간 마가 서린다.

아무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나 따위 존재할 의미가 있을까?

“자살”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스친다.

하지만 괴롭힘에 맞설 용기도 없는 나에게 “죽자”라는 용기가 있을 리가 없다.

더욱더 자신이 혐오스러워진다. 괴롭힘에 맞서지도 못한다. 죽지도 못한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겁쟁이에 비겁할 수가 있는 걸까.

오히려 괴롭힘 끝에 자살했다는 뉴스 속의 인물 쪽이 용기 있어 보일 정도다.

나로서는 도저히 흉내가 안 되는 일이다.

흉내 낼만한 일이 아니지만, 나로서는 흉내내보고 싶은 일임에 틀림없었다.

끝없이 도망친 결과로 나는 작년 가을부터는 학교에도 다니고 있지 않다.

종업식에도 시업식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몇 번이고 담임이 찾아왔다.

하지만 나는 그것조차도 거부하고 말았다. 선생님을 염려하게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교사조차도 신용할 수 없었다.

이것이 나의 억지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담임은 잘못이 없다.

내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을 뿐.

더구나 단 한 명의 상대 탓에.

다른 아이들은 나에게도, 날 괴롭히는 녀석에게도 편들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간혹 걱정이 되었는지 찾아오는 친구도 있긴했다.

물론 마음 속으로는 기뻤다.

하지만 나는 그런 순간마저도 “걱정이 됐으면 도와줬으면 어때!” 라고 말하며 돌려보낸 것이다.

그 친구는 그저 “미안”이라는 말을 남긴 채 돌아가 버렸다.

당연한 반응인 것도 알고 있다.

자신조차 믿지 않는다. 이제,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꽤 멀리 걸어왔는지 멀리 보이던 철교는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바로 앞을 전철이 지나간다.

나는 제방을 내려왔다.

옛날에는 전철을 보기를 좋아해서, 종종 제방에 올라 지나가는 전철을 바라보았다.

그저 바라 볼 뿐이었지만 나로서는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전철을 보아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인도를 걷기 시작해 가능한 집에서 떨어진 곳으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차차 내가 다니던 학교가 다가온다.

제방 건너에 자리 잡은 학교는 뒤편이 전철역으로 되어있었다.

왠지 특이한 위치의 학교다.

낡은 교사는 새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나는 이 낡은 교사의 느낌을 좋아했다.

그래서 이 학교 자체는 좋아했다.

학교를 좋아할 이유는 이걸로 충분했다.

하지만 이 학교도 이년 후에는 페교되고 만다.

중학생 시절까지는 이 학교에 다닐 수 있지만, 고등학생이 될 무렵에는 이 학교를 다닐 학생은 더 이상 없어진다.

그것이 어쩐지 적적하게 느껴졌다.

이 학교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래된 친구와 헤어지는 듯한 감상에 젖는 것이다.

학교를 가까이 보고 싶어진 나는 교문 앞까지 걸어왔다.

“아무도 없나……”

당연하다.

오늘은 토요일.

더군다나 비까지 오고 있는 터라 클럽 활동도 없을 것이다.

나는 한동안 바라보고는 돌아섰다.

그 때 시선 속으로 익숙한 모습이 들어왔다.

놀란 나는 달아나려한다.

하지만 손목을 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우산 밑으로 끌려들어갔다.

나는 시선을 마주칠 수 없었다.

“이 빗속에서 그런 꼴로 뭐하는 거냐.”

“……죄송합니다.”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본 나의 담임인 나카타 선생님은 크게 한 숨을 쉬었다.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나의 머리와 몸을 묵묵히 닦는다.

나는 정말 나쁜 녀석이다.

교사에게까지 폐를 끼쳐야한다니 나 같은 건 없는 편이 나았을 텐데…… 몇 번이고 되뇌었다.

나는 선생님에게 혼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내 머리에 손을 얹고 그저 몇 번이고 쓰다듬을 뿐이었다.

선생님의 예상 밖의 행동에 나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나카타 선생님은 웃었다.

“선생님 집에 오지 않을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나를 보고 선생님은 기뻤는지 더욱 미소 지으며, 나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대로 선생님을 따라갔다.


학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아파트의 2층.

복도 마지막 집이 선생님의 집이었다.

문을 열자 바로 눈앞에 싱크대가 보이고, 그 뒤로 좁은 다다미 방이 있었다.

사실 선생님 집에 온 것이 처음은 아니다.

등교 거부를 하기 시작했을 때 한 번 왔던 적이 있었다.

그 때에 선생님은 따듯하게 맞이해 주었었다.

나는 그런 선생님이 좋았지만, 어째서 이렇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지는 의심스럽게 생각한 것도 사실이었다.

선생님은 요령 좋게 서랍에서 옷을 꺼내더니 나에게 건넸다.

“좀 크지만 괜찮지? 우리 집에는 욕실이 없어서 말이야…… 좋아, 뭔가 따듯한 거라도 만들어볼까.”

선생님은 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싱크대 쪽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냉장고에서 뭔가를 꺼내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선생님을 바라보며 옷을 갈아입었다.

홀딱 젖은 옷을 벗어 근처에 있던 비닐봉지에 넣고 몸을 닦고는 선생님이 준 옷을 입었다.

역시 선생님이 입던 옷인지 좀 컸다.

선생님 쪽을 보자면, 요리에 몰두해 있었다.

문뜩 창문가로 다가가 밖을 바라보았다.

비는 이제 그친 모양이다.

어둠 속에서 조금씩 태양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자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좋~아. 다 됐다!”

선생님의 커다란 목소리에 돌아보니, 선생님은 대접을 책상 위에 옮기고 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 내용물을 보니 우동이었다.

카케 우동에 계란을 얹고 저민 파가 올라갔을 뿐인 간단한 요리였지만 향이 좋았다.

수증기와 함께 내음이 방안에 퍼져간다.

나는 그 향기에 안락감을 느끼며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맛있는 음식 탓에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먹고 있자니 몸이 따듯해지고,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마음도 조금은 편안해진 듯한 기분이 든다.

식사를 마친 나는 선생님께 인사를 했다.

선생님도 기쁜 듯이 대화는 계속되었다.

결코, 대화의 핵심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하지만 결국 선생님도 영문을 알고 싶었는지, 물어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지 않을래?”

선생님은 학교 안에서는 비교적 젊은 편이었다.

그 탓인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있었다.

친해지기 쉽고, 말하기 쉬운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나는 선생님과 학교에서는 거의 말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학교 밖에서 말한 일이 많을 정도였다.

아무튼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선생님을 좋아했다.

선생님에게는 솔직히 말할 수 있었다.

쌓여있던 일들을 털어놓았다.

선생님은 나의 말을 듣고는, 진지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무리하게 학교에 오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널 걱정하는 녀석들이 많이 있다는 건 알아두렴. 후쿠다에게도 선생님이 알아듣게 말했더니 그 녀석도 반성하고 있어. 한 번, 학교에 와보지 않겠니?”

나는 지금이 변해야 할 순간임을 느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결코 변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선생님의 말에 수긍했다.

선생님은 잘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대로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선생님의 집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자 엄마가 달려왔다.

아빠도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잘못했어요. 나 내일부터 학교 갈 테니까. 지금까지 걱정 끼쳤지만, 내일부터는 바뀔 테니까.”

나는 부모님의 대답을 기다렸다.

엄마는 기뻐하며 날 끌어안았다.

난 놀랐지만 안긴 채로 아버지 쪽을 바라보았다.

아버지도 씁쓸하게나마 웃고 있었다.

“이제야 알아주는구나. 눈앞의 일에서 도망쳐서는 안 돼. 내일은 꼭 학교에 가도록 해라.”

“응.”

부모님이 하고 싶었던 말을 나는 스스로 깨달을 수 있었다.

스스로도 기뻤고 부모님도 틀림없이 기뻤을 것이다.

그리고 내일은 금세 다가왔다…….


다음날, 8시 10분.

수업시간까지 앞으로 15분.

나는 학교 교문 앞에 서 있었다.

교정에는 벚꽃이 그 모습을 뽐내듯 흐드러지게 피어나 아름다웠다.

스쳐지나가는 학생들 속에는 우리 반 아이들도 있다.

시선을 마주쳤지만 금세 피한다.

하지만 나에겐 그런 것은 관계없었다.

그리고 천천히 교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신발장에 남아있는 내 이름을 보자 기뻤다.

당연히 없어졌을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2학년이 되자 현관은 1학년 때보다도 넓어져 있었다.

현관에서 이어지듯 조리실이 있고, 교사로 들어오는 방향과 반대쪽으로 다른 출구가 있다.

이 출구를 나서면 제2운동장이다.

계단을 오르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2층에 있는 교무실에 향했다.

문을 열자 선생님들 전원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처음 보는 선생님도 있었다.

가장 먼저 나카타 선생님이 나에게 달려왔다.

“잘 왔다. 잘 했어.”

“선생님. 저 도망치지 않기로 했어요. 어제는 고마웠어요.”

“그래. 힘내라.”

나는 고개 숙여 인사하고 교무실을 나섰다.


2학년 교실은 4층.

이 층은 수영장과 연결된 복도와 교실로 이어지는 두 개의 복도가 있는 그다지 넓지 않은 층이다.

2학년 교실도 두 개 밖에 없었기에, 전 학년 중에서 학생 수는 가장 적다.

정확히는 작년의 신입생이 적었기 때문이다.

나는 2학년 1반의 교실 문을 살짝 열었다.

순식간에 교실 안의 분위기가 고요해졌다.

반 아이들 전원의 시선이 나에게 향한다.

솔직히 무서웠다. 몸이 조금 떨린다.

남자들 쪽은 놀라는 녀석도 있는가 하면 안심했다는 듯한 표정의 녀석도 보이고 가지가지였다.

여자들 쪽에서는 대개 따듯한 시선을 보내주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 명의 남자애가 일어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 남자애는 날 괴롭혔던 장본인.

후쿠다 유우이치.

많이도 괴롭힘 당했기 때문에 나로서는 미운 상대였다.

하지만 나는 변해야한다. 절대로 변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한편 후쿠다는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듯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후쿠다. 나 피하지 않을 거야.”

그저 한 마디 했다.

그 말에 강한 의지를 담아서, 조금 억양을 강하게 말했다.

그 말에 주변 애들은 아예 눈을 감아버리거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미안. 야마자키. 괴롭혀서.”

“응?”

나는 무심코 소리를 내어버렸다.

그 말에 눈을 감아버렸던 아이들도 이쪽을 바라본다.

후쿠다는 머리를 긁적이며 때때로 시선을 마주쳤다.

“뭐냐면 말이야……. 친하게 지내보자고…… 용서해줄 때 이야기지만……”

후쿠다는 부끄러운 듯 내게 이야기한다.

주변 아이들의 표정이 점차 밝아지는 것을 느낀다.

나는 후쿠다를 바라보며 가볍게 끄덕였다.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용서해 주는 거야?!”

“응. 물론.”

나는 최대한의 미소로 대답했다.

그에 비해 후쿠다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처음으로 보는 후쿠다의 표정이었다.

반쯤 놀랍고 반쯤 기쁜 기분.

내가 우선 변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도 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었다.

후쿠다와 내가 서로 마주본 채 부끄러워하고 있자, 나카타 선생님이 들어왔다.

“잘 했다 너희들. 후쿠다, 야마자키. 이제부터 잘 지내는 거다!”

“네!”

나와 후쿠다는 기운차게 대답했다.

선생님이 양손으로 우리 둘의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다듬었다.

덕분에 머리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싫은 표정을 지었지만 금세 웃었다. 그리고 수업 종이 울렸다.

“자 수업이다. 다들 앉아라.”

선생님의 목소리가 평소처럼 울리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그 후로 2년. 나도 수험생으로서 고교 진학 시험을 치러,

결과적으로 제 1 지망이었던 학교에 붙을 수 있었다.

입학식 당일.

나는 함께 다니기로 한 친구들을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학교의 교정에도 벚꽃이 가득히 피어있어 흩날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흩날리는 벚꽃 잎이 머리 위로 앉는다.

나는 꽃잎을 잡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바람에 다시 보내준다.

그러고 있자니 친구가 다가왔다.

“야, 야마자키.”

“후쿠다. 늦었잖아.”

“미안. 미안.”

“그럼 갈까.”

“그래.”

나와 후쿠다는 같은 고교에 지망하여 합격하였다.

1학년 가을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하지만 이제 후쿠다와는 완전히 친해져서 학교도 같은 곳이 되어버렸다.

나도 후쿠다도 서로를 믿고, 듬직한 친구로서 여기고 있다.

교정의 벚꽃이 신입생의 입학을 축하하듯 흩날린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푸근함과 힘내자는 결심으로 차올랐다.

우리는 그대로 입학식에 향하며 하고 고교 생활의 시작을 끊었다.




이제부터도 무슨 일에도 등 돌리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by Y.J-p | 2008/04/01 22:52 | 생크=사피라(シャンク=サフィラ)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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